※사랑스런 내 딸, 안전하게 키우는 법
어린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는 요즘.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은 한순간도 편할 날이 없다.
흉흉하다 못해 극악무도한 세상.
이젠 딸아이를 집 밖에 내놓기조차 겁이 난다.
그렇다고 24시간 곁에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조금은 특별해야 할 사랑스런 내 딸을 위한 안전 육아법!
7세 미만, 특히 딸 가진 부모는 10배 더 조심하라!
오후 2시 30분. 아직도 딸아이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서초동에 사는 신은정씨는 현관문을 빤히 지켜보며 전화기 앞에서 안절부절
못한다. 늦어도 1시 20분까지는 집에 돌아오던 아이인데, 왠지 불안해지는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다. 갑자기 생긴 집안일이 문제였다.
그렇지 않아도 매일 바래다주고 데려오곤 했는데, 집안일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와 있어야 할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같은 반 친구 엄마들에게는 이미 전화를 다 돌려놓은 상태. 교실, 학교 운동장,
문방구 등 딸아이가 가 있을 만한 곳은 서너 번도 더 살폈다.
‘혹시 우리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이제는 별의별 걱정들이 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난다.
사실 신은정씨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누구나 ‘어디서 좀 놀다가 늦는 거겠죠?’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될지 모른다.
초등학생이면 집을 잃어버릴 정도로 길을 모르는 나이도 아니고, 게다가 아이가
아직 어린데 별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딸 가진 엄마들의 머릿속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지나가던 사람이 예쁘다고 아이를 유괴하고, 낯선 사람에게 길을 가르쳐주다가 성추행을 당하는 아이도 많지 않은가? 뿐만 아니다.
유괴나 성폭행을 일삼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는가?
유치원 교사, 영어학원 강사, 동네 아저씨 등 잘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어느 한순간 내 딸아이를 위협할 수 있는 ‘악인’으로 탈을 바꿔 쓰게 될지 모를 일이다.
아직 어리니까 괜찮을 거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여성가족부가 지원하는 아동
성폭력 치료센터인 해바라기아동센터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로 센터를 찾는
아이들의 연령은 의외로 굉장히 낮다고 한다.
연 5백 명의 팀을 만나는데, 7세 미만이 50%, 7~13세가 나머지 50%를 차지한다고.
또 엄마들의 걱정처럼 7세 미만의 성폭력 가해자는 대부분이 유치원 버스 운전기사, 학원 교사, 이웃집 할아버지 등 가까운 사람들이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삼촌이나 이모부, 고모부, 친아버지, 친오빠, 친할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비단 여자 아이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결코 아니다.
남자 아이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는 매한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이 더 불안한 것은 실제로 남자 아이
보다 여자 아이에게서 이런 일들이 훨씬 더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아동의 성비는 여아와 남아의 비율이 10대 1 정도. 이렇듯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에 비해 10배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딸 가진 부모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그 구체적인 방법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Part 1] 적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라! “아이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꾸준한 관심” 아이에게 지나칠 정도로 “조심해라” 강조하지 말 것
유괴 혹은 성폭력 등을 예방한답시고 대부분의 부모가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바로 아이에게 거듭 “조심하라”며 주의를 주는 것.
하지만 너무 “조심해라” 강조하다 보면, 만에 하나 실제로 아이가 봉변을 당했을 때 아이는 자기 잘못이란 생각에 입을 닫아버리기 쉽다.
한마디로 아이는 ‘내가 조심성이 부족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상대로 한 범죄는 아이가 조심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쁜 뜻을 품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어른들을 아이 혼자 무슨 수로 막아낼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명심하자. 지나치게 아이에게 조심할 것을 강요하면, 아이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이건 내가 잘못해 생긴 일이란 생각에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7세 이하 아동, 가까운 지인들을 특히 조심하라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건 통계를 살펴보면 7세 이하의
아이들은 보통 유치원, 어린이집 운전기사, 친인척 등 지인들이 종종 아이를
위협하는 적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7세 이하 취학 전 아동은 행동반경이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위해를 가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 경우 아이가 스스로 막을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적다.
아이는 아직 어려 자신을 위협하고자 하는 행동인지, 자신을 예뻐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인지를 제대로 구분해내기 어렵다. 따라서 이때는 엄마나 보육시설의
교사들이 특히 주의 깊게 아이를 보호, 관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에게 아이를 맡겼다 하더라도 아이가 예정된 시간보다 귀가가 늦어질
시에는 지체 말고 아이의 위치 확인에 나서도록 하자.
7세 이상은 낯선 사람이 아이를 위협한다
7세 이상의 아이를 상대로 한 유괴나 성폭행의 경우, 뭔가 도와달라고 하거나
반대로 뭔가 도와주겠다며 아이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많다.
보통 길을 가르쳐달라고 한다거나 가까이 와서 뭘 좀 도와달라는 식이 대부분인데 최근 일어난 용인 발바리 사건의 경우도 그랬다. 차 시트에 뭔가 떨어졌는데 손이 닿지 않는다며 주워달라는 식으로 아이를 차 안으로 유도한 것.
그렇게 해서 아이가 차에 타면 차 문을 잠그는 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초등학교 이상 연령의 아이는 보호자의 도움 없이도 혼자 밖에 나가 놀 수 있는
나이임으로 더욱 위험의 범위가 넓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에게 낯선 어른과 절대 말도 하지 말고 도와주지도 말라고 가르칠 수는 없는 일.
이럴 때는 아이로 하여금 주위를 살펴 가까운 어른에게 대신 좀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하게 한다거나, 움직임 없이 말로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에만 나서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 주의 깊게 살핀다
성폭력의 경우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도 벌어진다.
고학년 아이들이 저학년 아이들을 건드린다거나 집안 어른이나 믿었던 교사가
아이에게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가할 수도 있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자주 벌어진다.
하지만 엄마의 시선 밖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가 위협을 당했을 경우 부모는 아이가 그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다.
때문에 부모는 평상시와 다른 아이의 행동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아이의 몸에 상처가 있거나 머리가 흐트러져 있다거나 평소와 달리 불안해하며
엄마와 잘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거나 악몽을 자주 꾼다거나 갑자기 퇴행 현상을
보이거나 공격적이 되거나 산만해지거나 하는 등의 변화가 감지된다면 그 즉시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런 변화는 왕따나 폭행을 당했을 때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변화에 주의하되, 모든 변화를 성폭력 쪽으로 몰고 가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아이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너무 놀라거나 당황스러워하면 아이가 2차 충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 부모는 최대한 침착하게 대처토록 하자.
또 아이를 야단치거나 성폭력 상황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
이니 삼가는 것이 좋다.
[Part 2] 안전 교육의 첫걸음은 예방 교육 “성폭력 방지하려면 아이의 연령에 맞는 예방 교육이 필수!”
사건 예방 차원에서의 안전 교육은 과하지 않게
유괴든 성폭력이든 사건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런 일들은 마치 교통사고처럼 운이 나빠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교통 법규를 잘 키고 양보 운전을 했다 하더라도 운이 나쁘면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하는 법. 그렇다고 무방비 상태로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아이에게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예방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아이가 걱정된다고 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낯선 사람을 경계하라고 가르친다면 특히 1~7세 아이들의 경우 자칫 ‘사람은 다 나빠’라는 왜곡된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성폭력이나 유괴에 대한 예방 교육은 아이에게 차 조심을 시키듯 안전 교육의 하나로 적당한 선에서 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성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
아이의 인성 교육에 해가 되지 않은 선에서 부작용 없이 예방 교육을 시키려면
엄마가 우선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연령보다 지나치게 자세히 가르쳐서도
안 되고, 연령에 비해 너무 추상적으로 말해주어서도 안 된다. 아동을 상대로
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성교육에 대한 그림책, 동화책, 육아서, 공연물 등이 앞
다투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것들 중에서도 지나치게 자세히 성 지식을 전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된다.
아이가 궁금해하지 않는데 음경, 음순, 고환 등 성기의 명칭, 위치, 기능을 설명해
주고 아기가 생기는 과정을 설명해줄 필요는 없다. 단지 아이가 궁금해하는 만큼만 가르쳐주면 된다.
지나친 성적 지식은 연령에 걸맞지 않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성교육은 아이가 받아야 할 교육의 단지 5%만 필요한데, 50%를 차지할 만큼
집중했다고 치자.
아이는 당연히 다른 곳에 쏟아야 할 호기심을 모두 성과 관련한 쪽으로 쏟을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아이의 안전에 그다지 좋은 상황은 못된다.
10세 이전에는 ‘몸의 소중함’을 막연히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몸은 다 소중하지만, 특별히 더 소중한 부분이 있다고 가르친다. 그것은 수영복으로 가려지는 부분이다.
그 소중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의 연령에 따라 이해가 가능한 정도까지만 설명해준다.
10세 이전의 어린아이라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소중한 부분이야’라고 막연하게
말해주고 그 이상 연령이라면 아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구체적인 지식보다는 ‘소중한 곳’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아이의 이해를 돕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유가 충분히 설명됐다면 그곳은 아무도 함부로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함부로’란 만질 수 있을 때는 씻겨주기 위해서나 아플 때 검사
하는 것 이외의 상황을 말한다. 어린아이의 경우 집 안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낯선 사람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이라도 함부로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자.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청하는 요령을 미리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좋은 일을 당할 수도 있다. 이때를 대비해 아이가 갖춰야 할 용기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해두는 것이 좋다. “너의 소중한 부분을 함부로 만지려고 하는 사람에게 큰 목소리로 ‘안 돼요.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해. 그렇게 되면 너의 몸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엄마 아빠를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달려와 너를 도와줄 거야.
만약 너무 무서워서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면 엄마 아빠나 선생님, 가까이에 있는 좋은 어른들에게라도 꼭 말을 해주렴. 그것도 정말 씩씩한 용기란다.”
아이에게 용기에 대해서 일러준 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일이 벌어지건 그건 아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시켜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너를 탓하거나 네게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도
미리 말해준다. 좋은 사람이 많지만 가끔 나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며, 그런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엄마 아빠와 다른 좋은 어른들이 힘을 합쳐 혼내줘야 함을 아이가 스스로 깨닫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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