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상담실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이름     김** 날짜     2021-10-06 10:31:55 조회     117

현재 35세 남성이구요..어렸을 때 당했던 성폭행 기억으로 인해 삶이 너무 괴롭습니다.

 

2000년 6월 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교복 하복을 입고 있었거든요. 토요일 오후에 과외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유목국민학교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제가 다니는 학교, 이름 등을 물어보더라구요. 유목 초등학교로 바뀌었는데 잘 모르는가 싶어

 

직접 길을 알려준다고 갔습니다. 유목 초등학교에 가니 뒤에서 도망치면 죽인다고 협박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럭키 아파트 인근 야산으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강도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맞고 돈 뺏기는 정도로 생각했죠.

 

 그랬는데 자기 성기를 빨라고 시켰습니다. 항문도 핥으라고 하구요. 살려달라고 비니 안경을 벗으라고 하더니 얼굴을 가격했습니다.

 

돈 가진 것 내놓으라는데 돈은 없는 상태였구요. 2시간 가까이 그렇게 잡혀있다가 겨우 풀려났습니다.

 

근처에 지나가는 차들이 다 보일 정도로 시야가 트인 곳이고 밝은 낮이었는데도 그런 일을 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평소 학교에서 성추행이나 성폭행은 여자들만 당한다고 배우던 시절이라 저한테 그런 일이 생긴다고는 상상도 못했었고요.

 

집에 가니 어머니께서 놀라서 당장 씻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그때 입고 있었던 옷을 바로 빨래 돌리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제가 경찰서 가고 소문이 나면 더 상처를 받을까봐 신고도 못하게 하셨습니다. 저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몰라 그냥 그렇게 넘어갔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미련했고 어떻게든 증거를 수집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괴롭습니다.

 

DNA 기술 발전으로 성범죄자를 잡았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당시 증거를 남겼다면 어떻게든 공소시효 끝나기 전에 범죄자를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우울증, 자꾸 떠오르는 당시의 기억 때문에 하루 하루가 괴롭습니다.

 

2000~2001년 즈음 비슷한 사건이 혹시 일어난게 없는지 지역신문을 전부 찾아보기도 했습니다만 별 다른게 없더라구요.

 

21년도 가까이 된 일인데 그게 지금까지 저를 괴롭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울증약 먹은지도 10년이 넘었고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네요. 대부분 여성들을 대상으로 상담하는 곳이라 이런 하소연 적을 곳도 마땅치가 않더라구요.. 여기도 거의 대부분 여성을 상담하는 곳이란 것을 알지만 그래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니 적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답답한 마음에 적어봅니다..